국방의 의무를 마치며

by Jinhyuk Im on March 6, 2012

대한민국에 살아가는 건강한 남성이라면 누구나 이행해야 하는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2010년 2월 22일 공군으로 입대한 지 어느새 742일이란 시간이 흘러 2012년 3월 5일 공군 본부 중앙전산소에서 공군 병장으로 만기 전역했다.

사회로 나서는 발걸음이 가벼울 것만 같았는데 가족처럼 함께 생활하면서 제각각 다른 꿈을 꾸며 전역일을 기다리는 친구들을 남기고 나간다는 안타까운 마음에 섭섭한 기분이 들었다.

훈련소 생활을 되새겨보면 3kg정도의 총기가 무겁게 느껴져 생명을 지켜줄 무기임에도 불구하고도 버리고 싶었는데 ‘아버지가 지니고 있는 가장의 무게’와 ‘어머니 뱃속에서 지금까지 나를 업고 보살펴 주신 삶의 무게’를 생각하니 무겁지 않았다.

정보보호 기술에 작은 재능을 인정받아 공군 본부 CERT에서 정보보호 병으로 군 복무 할 수 있었고 좋은 사람들 덕분에 다양한 해킹 공격 경험과 새로운 정책 도입 그리고 사이버사령부 창설 과정을 바라보면서 정보보호 기술뿐 아니라 삶의 가치관까지 여러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다.

세계적으로 사이버 테러 위협 수준에 경고하고 있다. 2012년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 센터에서 열린 세계적인 보안 컨퍼런스 ‘RSA Conference 2012’에서 로버트 뮬러 FBI 국장은 ‘사이버공격이 실제 테러보다 국가에 더 큰 피해를 주게 될 것‘이라 말했다.

대한민국도 다양한 산업에 해킹 공격이 빈번해짐에 따라 국가와 기업뿐 아니라 개인까지 정보보호 의식이 증진되어 국가와 기업 간의 협력에 따라 대응 능력도 향상되고 있고, 고등 교육 시설도 갖추어지고 있는 긍정적인 변화가 보이고 있다. 하지만 공개 취약점을 차단하기 위한 방어적인 입장이 강하고, 사이버전을 위한 공격적인 대응 능력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세계 주요국은 도발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공격자를 억제하기 위해 방어 위주에서 공격적인 대응으로 변화하고 있다. 미국 국방성은 포렌식 능력 향상과 다앙한 공격적인 사이버 무기를 개발 연구하고 있으며, 일본 방위성 또한 공격자 역추적 무기 개발에 민간 기업과 협력하여 2008년부터 자체적인 무기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다양한 방법론이 많겠지만, 대한민국도 2010년 1월에 창설된 ‘사이버사령부’를 활용하여 국가와 민간 기업 간에 유기적인 협력을 통해 도발 대상을 억제할 수 있는 자체적인 사이버 무기를 연구 개발하고 이를 받침 할 수 있는 정책을 체계적으로 개선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실제로 사이버 테러는 전쟁의 초기 공격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행위이다. 2008년 8월 영토분쟁으로 무력 충돌로 확산하던 그루지야에 러시아는 무차별적 사이버 공격을 감행했고 그루지야 의회, 국방부, 외교부 등 주요 정부 네트워크 서비스를 공격하여 정부, 언론, 금융, 교통 등을 마비시킨 뒤 오프라인에서 군대를 동원 전쟁을 일으킨 바 있다.

사이버 테러 행위가 전쟁의 초기 공격이 될 수도 있음을 인지하고 한날의 정보보호 기술 쟁점 거리로 생각하지 않고, 교육과 연구에 지속적인 투자가 되길 바란다.

스티브 잡스의 죽음이 슬픈 이유

by Jinhyuk Im on October 9, 2011

2011년 10월 5일 Apple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가 세상을 떠났다. 세계 언론은 이 소식을 연일 보도했고 사람들은 그를 그리고 생각하며 공허함에 빠져들었고 나 또한 그를 한 번도 만난 적이 없고 Apple의 제품에 열광하는 Evangelist도 아니지만, 가슴이 답답하고 안타까웠다. 한 기업인의 죽음이 왜 이렇게 공허함을 가져오는 지 한참을 생각했다.

Mackintosh, iPhone, iPad와 같은 스티브 잡스가 기획한 혁신적인 제품과 검은색 폴라티에 청바지를 입고 열정적으로 키노트를 하는 것을 더는 보지 못해서 아쉬운 사람도 있지만 사실 이것이 아니다.

스티브 잡스는 입양아로 성장해 대학을 중퇴하고 꿈을 찾아 Apple을 창업하였고 자신에 대한 믿음을 원동력으로 거대한 기업에 맞서 혁신의 중심에 섰다. 바로 이것이다.

사람들은 대학 졸업장, 학연, 지연, 혈연으로 이어지는 사회에서 기득권 버리고 권력과 시대에 맞서서 행동하는 스티브 잡스의 모습이 자신의 꿈을 보는 것 같아 시원하고 즐거웠던 것이다. 그래서 그를 만나지 못한 사람도 그의 죽음이 마치 자신의 꿈이 죽는 것 같아서 안타까웠던 것이다.

대한민국 고등학교 교육의 목적지는 대학이다. 기업에서 고졸자와 대졸자로 선을 긋고 능력적 한계를 판단하니 대학 진학만을 위해 교육을 받는 건 이상한 일은 아니다. 지난해 대한민국은 대학 진학률 79%로 세계 최고수준에 올라 고학력자들이 높은 임금을 주는 대기업과 안정된 공무원 자리만 바라보고 메뉴얼같이 숨 막히는 삶을 살아가며 순수한 유년 시절 장래희망란에 진솔한 꿈을 적던 시절은 잊어버렸다. 꿈을 찾는 것이 꿈이다.

메뉴얼을 따라 대학 진학을 해보니 꿈마저 잃어버렸다. 가만히 뒤처지면 불안하니 다시 메뉴얼을 열고 어학 시험과 자격증 공부 그리고 어학연수에 매달린다. 메뉴얼을 따라 대학을 졸업하고 살벌한 취업 전쟁에 승리해 자신의 꿈이라고 착각했던 대기업에 강한 포부를 가지고 입사했지만 반복되는 일상과 출근이 즐겁지 않고 회의감이 들며 몇년 이채 지나지 않아 퇴사를 고민하고 학업을 계속하거나 다른 일을 찾기 시작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진짜 꿈을 찾기 위해서다.

스티브 잡스를 따라 대학을 중퇴해야하고 대기업과 공무원이 나쁜 것이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대학은 본래의 목적과 모습으로 변화하고 사람들마다 제각각 다른 자신의 진짜 이야기를 찾아 나서야 더욱 건강하고 행복도가 높은 사회를 기대할 수 있음을 말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면 더 이상 대학을 중퇴한 억만장자 이야기들을 강조할 필요가 없다.

다시 한번 자신이 다른 누군가의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지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2005년 Standford 대학 졸업식 스티브 잡스의 연설문 중 일부 번역이다.

여러분의 시간은 제한되어 있습니다. 다른 누군가의 인생을 사는 것처럼 시간을 낭비하지 마세요. Dogma, 다른 사람들의 생각에 얽매이지 마세요. 다른 사람의 목소리가 여러분 내면의 진정한 목소리를 방해하지 못하게 해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여러분의 마음과 직감을 따르는 용기입니다. 이미 마음과 직감은 여러분이 진짜로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있습니다. 나머지는 모두 부수적입니다.

Stay Hungry, Stay Foolish.